81년 전 그날을 기억하는 방법…광복의 역사를 평화로 잇다

2026.08.28

81년 전, 광복은 한순간의 사건이었지만 그날을 만들어낸 과정은 결코 짧지 않았다. 이름을 남긴 독립운동가뿐 아니라 자신의 자리에서 나라를 지키고 가족과 이웃을 돌본 수많은 사람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다. IWPG는 이날을 기억하며 평화의 의미를 되새겼다.

1945년 8월 15일, 우리 민족은 35년간 이어진 일제강점에서 벗어나 빼앗겼던 나라의 주권을 되찾았다. 광복은 오랜 독립운동과 수많은 이들의 희생 끝에 맞이한 해방의 순간이었으며, 이후 대한민국은 그날의 의미를 기리기 위해 매년 8월 15일을 광복절로 기념하고 있다. 태극기가 거리마다 걸리고 해방의 기쁨이 되새겨지는 이날은, 단지 과거의 한 장면을 기억하는 날을 넘어 자유와 독립이 어떤 희생 위에서 주어진 것인지 돌아보는 날이기도 하다.

그리고 2026년 8월, 그 기억을 다시 꺼내는 사람들이 전국 곳곳에 모였다.

㈔세계여성평화그룹(IWPG) 대한민국 27개 지부는 제81주년 광복절을 맞아 8월 한 달간 태극기 나눔과 역사 특강, 시민 참여형 캠페인, 평화 네트워크 모임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각 지역에서 마련된 프로그램의 모습은 다채로웠다. 누군가는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태극기를 건넸고, 누군가는 역사 속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을 돌아봤다. 또 누군가는 어르신을 찾아 광복의 의미를 나누고, 자신의 손도장과 평화의 메시지를 남겼다.

광복을 과거의 역사로만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평화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질문했다.

거리에서 만난 태극기, 시민들의 평화 약속

8월 14일 전북 군산에서는 IWPG 군산지부와 재향군인회가 함께 광복절 기념 태극기 나눔 행사를 열었다. 시민들에게 태극기와 광복절 기념 스티커를 나누며 광복의 의미와 순국선열의 희생정신을 되새겼다.

태극기를 건네는 일은 단순한 나눔으로 끝나지 않았다. 시민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며 나라 사랑과 평화의 의미를 전했다. 지역사회에서 평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뜻을 모으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같은 날 전남 여수에서도 시민들과 함께 광복절을 기념했다.

여수 이순신광장 평화의 소녀상 앞에 선 IWPG 여수지부 회원들은 시민들에게 태극기를 나누고 ‘나의 평화 다짐’ 카드를 작성하도록 했다. 시민들은 각자의 생각을 카드에 적어 평화 다짐 게시판에 붙였다.

한쪽에서는 태극기를 받아 들고, 다른 한쪽에서는 자신이 생각하는 평화를 글로 남겼다. 평화의 소녀상이 지닌 역사적 의미를 문화해설가에게 듣는 시간도 마련됐다.

손도장 하나에 담긴 ‘함께’의 의미

경기 평택 대추리평화마을에서는 시민 40여 명이 직접 손도장을 남겨 하나의 대형 태극기를 완성했다.

누군가 혼자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참여해야 하나의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이번 활동이 전하고자 한 의미와도 맞닿아 있었다. 평화 역시 한 사람의 의지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함께 행동할 때 만들어질 수 있다.

광복의 의미를 지역 어르신들과 나누는 시간도 있었다. IWPG 파주지부는 8월 18일 문산읍 선유리 사할린동포회 노인정을 찾아 대형 태극기를 함께 바라보며 광복의 의미와 호국보훈의 가치를 되새겼다.

역사 속 사건을 배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그 시간을 지나온 세대와 가까이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광복이라는 단어가 교과서 속 한 줄의 역사가 아니라 누군가의 삶과 기억에 남아 있는 이야기라는 사실을 마주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유관순을 다시 바라본 2026년의 여성

역사 속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을 통해 현재를 조명하기도 했다. IWPG 노원지부는 8월 세계여성평화 네트워크 정기모임을 광복절 기념 무비데이로 진행하고, 유관순 열사의 삶과 독립운동을 돌아봤다.

참석자들은 영상을 통해 유관순 열사가 광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보고, 그 모습을 오늘의 현실과 연결해 생각해봤다.

특히 지금의 세대가 이전 세대의 모습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또 다음 세대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한 세대가 남긴 선택은 다음 세대의 기준이 될 수 있으며, 지금 우리가 하는 선택 역시 미래 세대에게 하나의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역마다 달랐지만, 향한 곳은 같았다

강원 춘천에서는 춘천대첩의 역사를 통해 호국의 가치를 돌아봤고, 강릉에서는 1919년 남문시장 독립만세운동의 역사를 되짚었다.

동해·삼척에서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시민의 역할을 살펴보며 지역사회에서 실천할 수 있는 평화의 방법을 논의했다.

전남 목포에서는 광복절 경축 음악회에 참석해 지역 인사들과 평화 네트워크를 다졌다.

지역과 방식은 달랐지만, 광복의 기억을 오늘의 평화로 이어가려는 마음은 하나였다.

왜 그 시대의 사람들이 자유와 독립을 위해 행동했는지, 그들이 바랐던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81년의 시간을 지나, 다시 오늘로

광복으로부터 81년이 지났다.

시간이 흐를수록 광복의 현장을 직접 기억하는 사람은 줄어들고 있다. 오늘의 광복절은 과거를 기억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기억을 현재의 삶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생각하게 한다.

이번 8월 IWPG가 전국에서 이어간 활동 역시 그 연장선에 있었다. 역사 속 인물과 사건을 돌아보고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광복은 지나간 한 시대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어갈 것인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광복 81주년을 맞은 2026년의 8월. 그날을 기억하는 방식은 달라졌지만, 과거의 희생이 오늘의 우리에게 남긴 의미를 되새기는 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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