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 여성들, 고향 기억과 낯선 일상 고민 나누다
2026.10.31

낯선 나라에서 살아가다 보면 고향에서 당연하게 여겼던 가치가 새롭게 느껴질 때가 있다. 체코 프라하에 모인 키르기스 여성들은 가족과 공동체, 고향에 대한 기억을 나누며 각자가 살아온 시간과 지금의 삶을 돌아봤다.
㈔세계여성평화그룹(IWPG) 체코 프라하 지부는 10월 31일 키르기스 디아스포라 공동체와 함께 ‘가정에서 시작되는 조화(Harmony Begins at Home)’ 워크숍 첫 번째 시간을 진행했다. 프라하에 거주하는 키르기스 여성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 교류하고, 자신의 뿌리와 현재의 삶, 앞으로의 바람을 이야기하도록 마련한 자리다.
첫 번째 활동은 ‘노란 물결(Yellow Wave)’이었다. 참가자들이 원을 만들어 앉아 노란 물결을 서로에게 전달하며 말과 행동이 주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활동이 끝난 뒤에는 각자가 느낀 점을 이야기했다.
한 참가자는 자신을 가족에게 ‘태양’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다른 참가자는 활동을 통해 사람들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점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아직 배우거나 해내지 못한 것을 아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가족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지, 다음 세대에 무엇을 전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대화였다.
이어진 ‘나의 나무(My Tree)’ 활동에서는 펠트 천으로 각자의 삶을 나무에 빗대 표현했다. 뿌리에는 태어나고 자란 곳과 가족, 과거, 사용해 온 언어를 담았다. 줄기에는 현재의 자신을 만든 경험과 좋아하는 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표현했다. 나무의 윗부분에는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과 바라는 미래를 적었다.
나무를 만드는 동안 참가자들의 이야기도 이어졌다. 평소에는 긍정적인 사람으로 보이지만 최근에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조차 모르겠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막막하다는 고백이 나왔다. 키르기스스탄에서 익숙했던 어른에 대한 존중과 공동체 의식이 그립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체코에서는 개인주의적인 분위기를 느끼는 반면, 고향에서는 사람들 사이의 유대감과 소속감이 더 강했다는 경험이었다.
가족에 관한 대화는 결혼 후 새롭게 꾸린 가정과 원가족의 관계로 이어졌다. 남편과 자녀를 중심으로 형성한 가정에 부모와 형제 등 원가족이 어느 정도 관여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의견을 나눴다. 같은 가족을 바라보더라도 살아온 문화와 환경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주제였다.
워크숍을 마무리하며 참가자들에게는 다음 모임까지 일주일 동안 하루 최소 10분을 자신만을 위해 사용해 보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가족과 공동체를 돌보는 시간뿐 아니라 자신의 마음과 필요에도 관심을 기울여 보자는 취지다.
이번 워크숍에서 여성들은 고향에서 익숙했던 문화와 체코에서의 생활, 가족 안에서 맡고 있는 역할을 각자의 경험에 비춰 이야기했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고 다른 사람의 경험을 듣는 시간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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