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여정-코트디부아르⑦] “평화는 여성 없이 이룰 수 없습니다”

2024.12.04

평화는 선언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시작되는 변화다. ‘평화여정’은 세계 곳곳의 현장을 찾아 평화를 배우고 실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한다. 첫 여정은 코트디부아르다. 평화교육에서 여성의 연대와 협력으로 이어진 이야기를 통해 평화가 현장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따라가 본다. [편집자주]

“여성은 인류의 절반입니다.”

라마란 배리 코트디부아르 여성가족아동부 차관보는 평화를 이야기할 때 여성의 참여를 빼놓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성은 단순히 평화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평화를 만들고 유지하는 주체라고 했다.

그가 세계여성평화그룹(IWPG)과의 협력을 바라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성에게 평화를 가르치는 일은 곧 여성의 목소리를 키우고, 그 목소리가 사회의 결정 과정에 닿게 하는 일이다.

코트디부아르 여성가족아동부 라마란 배리 차관보 인터뷰

“여성의 참여 없이는 평화를 만들 수 없습니다”

코트디부아르가 평화와 사회 안정을 이야기할 때 여성의 역할을 중요하게 보는 데는 배경이 있다. 선거를 비롯한 사회적 갈등이 발생할 때 여성과 아이들이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배리 차관보는 이런 현실에서 여성들이 단순히 갈등의 피해자로 남아서는 안 된다고 봤다. 여성 스스로 평화를 만들어가는 방법을 배우고, 지역과 국가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IWPG의 평화교육이 바로 이러한 여성의 역할을 키우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이 전쟁과 분단의 경험을 딛고 평화를 구축해온 과정에서 여성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 경험을 코트디부아르의 현실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을 보였다.

법과 제도, 여성의 역량

그가 말하는 여성평화교육은 교육 한 가지로 끝나지 않는다.

배리 차관보는 여성의 평화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먼저 법과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코트디부아르 정부가 여성·평화·안보에 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325호의 국가행동계획을 마련한 것도 이 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두 번째는 여성의 역량 강화다. 여성들이 자신의 권리를 알고 사회 안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세 번째는 의사결정 과정에 여성의 참여를 확대하는 것이다. 그는 여성의 목소리가 국가와 지역사회의 논의를 보다 합리적으로 만들고, 정치와 사회의 갈등을 대화로 풀어가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평화는 전쟁이 없는 상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여성들이 자신의 삶과 공동체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 역시 평화의 중요한 조건이라는 설명이다.

평화를 배우는 여성, 평화를 지키는 사회

배리 차관보에게 2024년 IWPG의 코트디부아르 방문은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여성들이 평화를 배우고,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각자의 지역으로 돌아가는 과정 자체가 평화의 문화를 확산하는 시작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실제로 IWPG와 코트디부아르 여성가족아동부의 협력은 여성 리더 대상 평화교육으로 이어졌고, 현지에서는 여성들이 지역사회의 평화와 갈등 해결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역량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는 이 교육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 더 많은 여성이 교육을 받고, 그들이 다시 다른 여성들과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길 원했다.

아비장에서 시작된 협력, 다음 단계로

배리 차관보는 ‘계속되는 협력’을 강조했다.

IWPG와의 만남을 통해 코트디부아르 여성들이 평화를 배우는 기회를 만들었다면, 앞으로는 그 교육이 실제 여성의 삶과 지역사회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협력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화는 한 번의 교육이나 하나의 정책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법과 제도, 교육, 여성의 참여가 함께 움직일 때 비로소 사회 안에 자리 잡을 수 있다.

아비장에서 만난 여성들은 이제 평화를 배우는 데서 멈추지 않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곳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는 앞으로 이어질 또 다른 이야기다.

다음 편에서는 2024년 아비장에서 시작된 평화교육이 2026년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와 ‘글로벌 7국 평화위원회’로 어떻게 이어졌는지, 그 이후의 여정을 따라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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