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6개국 방문…대륙 전역에 ‘여성·평화·안보’ 협력망 구축

2026.07.14

IWPG가 아프리카 6개국을 찾아 여성과 평화를 주제로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만났다. 정부·국제기구·시민사회와 협력하며 지역에 맞는 평화교육과 실천 방안을 모색했다. 잇따른 만남과 협약은 여성들의 평화 네트워크를 아프리카 전역으로 넓히는 기반이 됐다. 

아프리카의 수도와 도시 곳곳에서 여성들이 평화를 이야기했다.

정부 관계자와 국제기구 인사, 지방정부 관계자,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였고, 여성들은 각자의 지역에서 마주한 갈등과 교육의 과제를 꺼내놓았다. 누군가는 정책을 이야기했고, 누군가는 학교와 가정에서의 교육을 이야기했다. 또 누군가는 자신의 삶에서 시작할 수 있는 평화를 이야기했다.

지난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아프리카 6개국을 찾은 세계여성평화그룹(IWPG)의 일정은 그렇게 사람과 사람,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는 여정이었다.

IWPG는 케냐·남아프리카공화국·탄자니아·에티오피아·부룬디·레소토를 차례로 방문해 정부와 국제기구,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단체 등과 20여 차례 고위급 협의를 진행했다. 나이로비와 요하네스버그, 케이프타운, 아디스아바바, 마세루 등 주요 도시에서는 여성평화 콘퍼런스를 열어 현지 여성 지도자들과 평화교육의 방향을 논의했다.

아프리카 곳곳에서 시작된 평화의 대화

첫 여정은 케냐 나이로비에서 시작됐다.

6월 30일 열린 ‘케냐 여성평화 콘퍼런스 2026’에는 정부 고위급 관계자와 현지 언론 등이 참석해 여성의 역할과 평화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케냐 성별·문화·아동서비스부와의 면담에서는 어머니와 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평화교육 도입 방안이 논의됐다. 케냐 여성국회의원협회(KEWOPA)와는 케냐 47개 주로 평화사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테이블에 올랐다.

평화교육을 교실 안의 프로그램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가정과 지역사회, 나아가 국가 단위의 활동으로 확장할 가능성을 살펴봤다.

케냐에서는 또 청각장애인을 위한 평화교육의 가능성도 논의됐다. assistALL 재단과 수어를 활용한 평화교육 다큐멘터리 제작을 협의하며 평화교육의 대상과 방식을 넓히는 방안도 모색했다.

나라에 따라 평화교육도 달라졌다

이번 여정에서 눈에 띄는 것은 같은 ‘평화교육’이라도 지역마다 접근 방식이 달랐다는 점이다.

7월 3일 부룬디에서는 제2회 아프리카연합 여성소녀교육 국제회의(AU PANCOGEd II)에 초청받아 참석하고, 말라위 교육부 및 플랜인터내셔널 말라위와 사이드 이벤트를 공동 주최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아프리카연합(AU)의 여성·평화·안보(WPS) 특사와 만나 여성평화 의제를 아프리카 지역으로 확산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아프리카연합 국제여성교육센터(AU CIEFFA)와도 향후 공동사업 가능성을 살폈다.

특히 말라위에서는 전통 부족 왕비와 만나 지역 공동체가 갈등을 해결하고 대화를 이어가는 방식을 평화교육과 연결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각 지역의 문화와 공동체가 가진 방식에서 평화교육의 실마리를 찾아갔다.

도시의 이름을 넘어, 여성들의 네트워크로

여성들은 계속해서 모였다.

7월 9일 케이프타운에서는 케이프타운 시청의 후원으로 ‘아프리카 여성의 목소리: 삶으로 엮어내는 평화’ 콘퍼런스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IWPG의 평화 서사 아카이빙 프로젝트인 ‘PLACE’가 아프리카 대륙에 처음 소개됐다. 여성들이 자신의 삶과 지역에서 경험한 평화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방식이다.

레소토에서는 120여 명의 현지 지도자들이 함께했다. 평화위원장과 경찰 총감 등 지역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레소토 여성리더평화포럼’에서는 여성의 리더십과 평화의 관계를 놓고 이야기가 오갔다.

7월 14일에는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에티오피아여성연맹(EWF)과 공동으로 여성평화포럼을 열었다.

각국에서 만난 여성들의 배경과 역할은 달랐지만, 여성이 평화의 수동적인 수혜자가 아니라 직접 평화를 만들어가는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말에서 멈추지 않고, 협약과 교육으로

만남이 실제 협력으로 이어진 성과도 있었다.

IWPG는 케냐 대통령실 산하 국가통합화합위원회(NCIC)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남아공에서는 요하네스버그 시와 MOU를 맺고 시청사에서 여성평화교육(PLTE) 수료식을 공동 개최했다.

이 과정에서 남아공의 여성단체 SANCO 직원 등을 포함해 200여 명이 평화강사 교육을 수료했다.

케냐와 에티오피아, 남아공, 탄자니아 등에서도 교육기관과 시민사회단체, 학계, 언론기관 등과 협력 관계를 확대했다. 아프리카 33개국에 네트워크를 가진 아프리카 여성교육자 포럼(FAWE)과도 대륙 차원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6개국에서 만난 질문, 하나의 방향으로

서로 다른 문화와 환경 속에서도 평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움직임은 이어졌다.

정부 관계자를 만나 정책을 논의한 자리도 있었고, 여성 지도자들과 평화의 역할을 이야기한 자리도 있었다. 교육기관과 시민사회단체를 만나 현지에 맞는 교육 방식을 고민하기도 했다.

모든 만남의 중심에는 평화를 어떻게 지속 가능한 현실로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이번 아프리카 방문에서 IWPG가 찾은 답은 교육과 연대에 가까웠다. 한 사람에게 평화의 가치를 알리고, 그 사람이 다시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평화를 이야기하며, 여성들이 서로 연결돼 더 넓은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전나영 IWPG 대표는 “이번 방문은 여러 국가를 방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부와 국제기구, 시민사회가 함께 평화를 실천할 수 있는 협력 기반을 구축하는 과정이었다”며 “각 지역의 문화와 환경을 존중하는 맞춤형 평화교육을 확대하고 여성들이 지속 가능한 평화의 주체로 활동할 수 있도록 국제 연대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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