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여정-코트디부아르⑧] 아비장을 넘어 글로벌 무대로

2026.04.10

평화는 선언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시작되는 변화다. ‘평화여정’은 세계 곳곳의 현장을 찾아 평화를 배우고 실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한다. 첫 여정은 코트디부아르다. 평화교육에서 여성의 연대와 협력으로 이어진 이야기를 통해 평화가 현장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따라가 본다. [편집자주]

2024년 11월, 코트디부아르 아비장에서 시작된 평화교육은 한 차례의 교육으로 끝나지 않았다. 현지 여성들이 평화를 배우고 자신의 지역사회에서 실천하기 시작했고, 코트디부아르 정부와 세계여성평화그룹(IWPG)의 협력도 보다 구체적인 방향으로 확대됐다.

그 변화는 다시 국제사회로 향했다.

아비장에서 시작된 여성들의 평화 활동이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 무대에서 공유되고, 나아가 코트디부아르와 인근 국가의 여성 평화 리더들이 함께하는 평화위원회 출범으로 이어지면서다.

아비장의 여성평화교육, 유엔 무대에 서다

2026년 3월 11일, 미국 뉴욕 주유엔 아프리카연합(AU) 대표부 콘퍼런스홀에서 제70차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70) 사이드 이벤트가 열렸다.

IWPG와 아프리카연합(AU) 산하 여성교육기관 CIEFFA가 공동 주최한 이 행사에는 각국 정부 관계자와 유엔 관계자 등이 참석해 여성과 평화, 교육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코트디부아르를 대표해 패널로 참석한 인물이 있었다. 바로 코트디부아르 여성가족아동부 프로그램 담당 차관보인 라마란 배리(Lamarane Barry)다.

배리 차관보는 코트디부아르에서 진행된 여성 평화교육의 경험을 국제사회에 소개하며, 평화와 교육의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분쟁과 전쟁이 지속되는 환경에서는 교육 역시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며 “특히 전쟁으로 인해 소녀들의 교육이 중단되는 현실을 막기 위해서는 교육을 논하기에 앞서 평화로운 환경을 만드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코트디부아르 정부가 IWPG와의 협력 과정에서 강조해온 관점이기도 하다. 앞서 무사 디아라수바 여성가족아동부 기획조정실장은 평화교육을 수학이나 과학처럼 학교에서 배워야 할 교육으로 설명했다. 평화가 발전을 위한 선택사항이 아니라 발전이 가능하기 위한 기본 조건이라는 취지다.

배운 여성에서 평화를 이끄는 여성으로

평화교육의 가치는 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이후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2026년 4월 4일, 코트디부아르와 말리의 여성 평화 리더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7국 평화위원회’가 온라인으로 공식 출범했다.

평화위원회에는 코트디부아르 여성 평화위원 4명과 말리 여성 평화위원 3명 등 총 7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각자의 지역사회에서 평화의 가치를 실천하고, 지역의 특성과 필요에 맞는 평화 프로젝트를 자발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이번 출범에는 코트디부아르 여성들의 성장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FAFCO(코코디 여성 협회 연합) 회장이자 2025년 IWPG PLTE 과정을 수료한 코난 글래디스(Konan Gladys) 위원도 평화위원으로 참여했다.

그녀는 IWPG와의 만남과 평화교육을 통해 자신의 삶에 큰 변화가 있었다며 이제 자신이 살아가는 마을과 국가에 평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직접 실천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코트디부아르를 넘어 아프리카의 연대로

평화위원회의 출범은 코트디부아르에서 시작된 협력이 한 국가에 머물지 않고 주변 국가와의 연대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코트디부아르와 말리의 여성들이 하나의 평화 네트워크 안에서 연결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각국이 처한 갈등의 양상과 사회적 환경은 다르지만, 여성의 참여를 확대하고 평화의 문화를 지역사회에 정착시킨다는 목표는 같다. 평화위원회는 이러한 공통의 목표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활동을 스스로 발굴하고 실천하는 역할을 맡는다.

코트디부아르 정부 역시 여성의 역량 강화와 의사결정 참여를 평화 구축의 핵심 과제로 제시해왔다. 여기에 현장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의 자발적인 평화 실천이 더해지면서 평화의 기반은 제도와 시민사회 양쪽에서 동시에 넓어질 수 있다.

김은경 IWPG 글로벌 7국장도 평화위원회의 출범을 두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작은 노력과 배려, 연대의 행동이 모여 평화를 만들어간다는 의미를 강조했다.

아비장에서 시작된 평화의 동행, 다음 세대로

IWPG와 코트디부아르의 동행은 뉴욕에서 시작됐다.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를 계기로 만난 양측은 평화와 여성의 역할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협력을 이어왔고, 2024년에는 IWPG가 코트디부아르를 직접 찾았다.

현지 여성들을 대상으로 평화교육을 진행하고 정부 관계자들과 여성의 평화 참여를 논의하면서, 교육은 지역사회에서 실천으로 이어질 기반을 마련했다. 2026년, 그 경험은 다시 국제사회에 소개되고 코트디부아르와 말리의 여성 평화 리더들이 함께하는 평화위원회 출범으로 이어졌다.

IWPG와 코트디부아르의 동행도 계속된다. 한 사람의 배움이 지역사회의 변화로 이어지고, 그 변화가 다시 새로운 연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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