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앞에 작은 존재, 사람-양은혜 작가

2026.10.06

자연 앞에서 인간은 한없이 작은 존재다. 거대한 재난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지만, 누군가의 손을 잡고 서로를 살피며 함께 살아가는 일은 할 수 있다. 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흙을 걷어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저자는 우리가 서로에게 건넬 수 있는 사랑의 의미를 돌아본다.

브런치 작가이자 에세이 『내 마음에 핀 엄마꽃』의 저자인 양은혜 한다음자 안양점 대표의 기고를 통해 자연 앞에서 인간이 지녀야 할 마음과 서로를 돌보며 함께 살아가는 삶의 의미를 담아봤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서로 사랑하는 일”

2026년 8월 26일 오전,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지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거대한 빙하가 무너져 내리며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셀 수 없이 많은 주민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되었다는 소식은 그날 우리 모두의 마음까지 덮쳤다.

사고 발생 11일째, 진흙더미 밑에서 살아 있는 사람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사람들은 손으로 흙을 긁어내며 공간을 넓히고, 부지런히 들것을 준비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여러 모양의 사랑을 본다.

내가 저 자리에 있었다면 나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따뜻하게 손을 잡고 눈을 마주치며 “우린 함께 살아갈 거야. 할 수 있어. 힘내자”라는 말로 용기를 건네고 있었을 것 같다.

죽어가는 한 생명은 누군가의 자녀다. 그 생명에게 물을 건네는 사람도, 흙을 긁어 공간을 넓히는 사람도, 혈연은 아니지만 저마다 누군가의 가족이다. 우리는 모두 같다. 서로를 향한 나의 작은 행동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주는 세상. 그렇게 우리는 어려움 속에서도 다시 희망으로 살아간다. 사람은 모두 그랬으면 좋겠다.

그런데 지구 한편에서는, 이렇게 자연 앞에서는 한없이 작고 무력한 존재들이 더 많이 가지겠다며 서로를 향해 총을 쏘고 칼을 겨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다툼인가.

너희는 왜 싸우며, 싸워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생각해 보라는 자연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지구라는 하나의 몸 안에서, 한쪽이 아프면 서로 돌보아 주고, 또 한쪽이 평화로우면 그 평화의 꽃씨를 널리 심고 퍼뜨려서, 마침내 활짝 핀 아름다운 평화의 꽃동산이 완성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Mail Icon

뉴스레터 구독

우리가 하는 모든 일, 당신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소식받기를 신청하세요.

[국문] 뉴스레터 구독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