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는 지속해야 할 약속” 카팔롱 변화 이끈 마리아 테레사 팀볼 인터뷰
2026.10.07

필리핀 다바오 델 노르테주 카팔롱은 과거 무장 분쟁의 영향을 받았던 지역에서 평화로운 공동체로 변화해 왔다. 그 과정에서 여성과 청소년의 참여는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힘으로 자리 잡았다.
마리아 테레사 로요 팀볼은 카팔롱 시장과 부시장을 지낸 공직자로, 현재 카팔롱시 여성위원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여성 역량 강화와 평화교육,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는 한편, 세계여성평화그룹(IWPG)과 함께 여성평화교육(PLTE)과 평화 관련 활동에도 참여해왔다.
무장 분쟁의 영향을 받았던 지역이 평화를 이루고 이를 지속해가는 과정에서 여성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팀볼 회장을 만나 카팔롱의 변화와 평화의 의미, 여성의 참여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 다음 세대에 평화를 전하기 위한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분쟁을 겪은 지역에서 배운 평화의 의미
Q. 현재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공직자로서 카팔롱 시장과 부시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카팔롱시 여성위원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바오 여성협회(One Davao Association of Women) 부회장, 필리핀 전국여성클럽연맹(National Federation of Women’s Clubs Philippines) 이사, FAWA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IWPG의 평화홍보대사로서 여성 역량 강화와 평화 구축,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제가 맡은 다양한 역할을 통해 여성들이 지역사회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평화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IWPG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셨나요?
A. 2016년 HWPL 9·18 세계평화정상회의를 계기로 IWPG와 처음 인연을 맺었습니다.
당시 여러 나라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평화라는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함께 모인 모습이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평화는 국제사회나 국가 차원의 문제만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도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과거 분쟁의 영향을 받았던 지역에서도 사람들이 하나가 되고 서로를 이해하며 함께 일한다면 평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카팔롱에서도 화합과 이해, 협력을 바탕으로 평화를 만들어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Q. 공직자로 활동하면서 IWPG와 함께한 평화 활동은 어떤 의미가 있었나요?
A. 시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여성 역량 강화와 평화교육, 청소년 참여를 중요한 과제로 추진했습니다. 평화협약과 다양한 평화 관련 활동에도 참여했습니다.
IWPG와 함께 여성평화교육(PLTE)을 두 차례 진행했고, 2025년부터는 IPYG 활동도 지원했습니다. 평화미술대회에도 참여했고, 수상작 가운데 한 작품은 한국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카팔롱 지방정부 차원에서 평화의 날을 제정해 운영했습니다.
카팔롱은 과거 무장 분쟁의 영향을 받았던 지역에서 이제는 평화로운 지역으로 변화했습니다. 하지만 평화를 이루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평화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연대,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저는 공직자로서 앞으로도 성실함과 헌신, 봉사의 자세로 이러한 과정에 계속 기여하고 싶습니다.
Q. 카팔롱의 변화를 직접 경험하면서 ‘평화’에 대한 생각도 달라졌을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하는 평화란 무엇인가요?
A. 예전에는 평화를 단순히 분쟁이 없는 상태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평화가 적극적으로 만들어가고, 가꾸고, 지속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평화는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느끼고, 자신의 목소리가 존중받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하나가 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여성과 청소년이 이러한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평화는 한 번의 합의나 선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만들어낸 평화를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것도 우리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의 참여가 지역사회의 평화를 만든다
Q. 평화 활동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과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A. 가장 어려웠던 것은 카팔롱이 무장 분쟁의 영향을 받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었습니다. 특히 여성들은 분쟁으로 큰 영향을 받았지만 의사결정 과정에서 충분한 목소리를 내거나 기회를 갖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여성들이 지역사회의 평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해야겠다는 생각을 더욱 굳혔습니다.
가장 큰 보람은 지역사회가 점차 평화를 이루고 이를 지속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입니다. 여성들이 역량을 갖추고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모습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평화는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스스로 평화를 만들고 지속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될 때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IWPG 여성평화교육(PLTE)을 수료한 경험은 어떤 의미였나요?
A. PLTE를 수료한 것은 매우 의미 있고 벅찬 경험이었습니다. 교육을 통해 평화와 갈등 예방에 대해 배우고, 평화 과정에서 여성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특히 교육이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서로 경험을 나누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점이 좋았습니다.
더 많은 여성이 평화교육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평화에 대한 지식이 한 집단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자신의 가족과 지역사회, 다양한 분야로 배운 내용을 확산한다면 더 많은 사람이 평화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역량을 갖춘 여성은 평화를 만드는 적극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Q. 카팔롱 그린 파라다이스에 ‘IWPG 평화 활동 기념비’ 3호가 세워진 과정과 의미를 소개해 주세요.
A. 그곳은 과거 빈민가였고 갱단과 관련된 문제가 있었던 지역입니다. 이후 지역사회가 변화하면서 사람들이 평화롭게 모이고 함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쉽게 볼 수 있고 접근할 수 있는 곳에 ‘IWPG 평화 활동 기념비’를 세우기로 했습니다. 재정적인 어려움도 있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기념비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이 기념비는 단순한 조형물이 아닙니다. 지역사회가 변화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이며, 평화가 이곳에 뿌리내리고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생각합니다.

Q. IWPG 평화 활동 기념비가 세워진 이후 지역사회에는 어떤 변화가 나타났나요?
A. IWPG 평화 활동 기념비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평화를 기억하게 하는 눈에 보이는 상징이 됐습니다. 과거 분쟁과 갱단 문제의 영향을 받았던 장소에 기념비가 세워졌다는 것 자체가 지역사회의 변화가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줍니다.
사람들이 기념비를 보고 방문하고 그 의미를 알게 되면서 평화는 한 번 이루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실천하고 지켜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게 됩니다.
특히 청소년과 여성, 지역사회의 다양한 구성원이 서로를 존중하고 하나가 되며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의 가치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곳에 모이고 기념비의 의미를 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평화가 지역사회에 조금씩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평화는 가정에서 시작해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
Q. 여성 지도자로서 활동하면서 가장 큰 장벽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시나요?
A. 가장 큰 장벽 가운데 하나는 여성이 리더가 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인식입니다. 특히 평화와 갈등 문제처럼 중요한 영역에서는 여성의 목소리가 남성의 목소리와 같은 무게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헌신과 정직함, 봉사의 자세로 직접 행동하면서 여성도 강력한 평화 구축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여성에게 기회와 목소리가 주어지면 지역사회 전체가 더욱 강해질 수 있습니다. 평화는 단순히 갈등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여성들이 참여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기도 합니다.

Q. 개인과 가정에서 평화를 시작하기 위해 가장 먼저 실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평화는 가정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며 대화하고, 필요할 때는 용서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가정에서 배우고 경험한 가치관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에서 성장해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와 가족이 서로를 존중하고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갈등을 경험한 지역사회에서는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대화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분열보다는 이해와 대화를 선택하는 작은 행동이 가정에서 시작돼 지역사회 전체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Q. 앞으로 IWPG와 함께 이루고 싶은 목표와 평화를 위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제가 가장 바라는 것은 평화가 지속되고 다음 세대에 잘 전달되는 것입니다. 평화를 이루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을 보호하고 가꾸며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여성과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평화를 만드는 적극적인 주체가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역량을 강화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희망을 잃지 말라는 것입니다. 정직함을 가지고 행동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봉사해야 합니다.
평화는 우리 각자에게서 시작됩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용기를 내고, 하나가 되기 위해 실천하는 작은 행동들이 지역사회에 지속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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