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는 먼 이상이 아니었다”…배움이 바꾼 여성들의 시선
2026.10.11
㈔세계여성평화그룹(IWPG)의 여성평화교육(PLTE)에 참여한 수강생들이 전한 변화다. 레바논과 파키스탄, 남아프리카공화국, 레소토, 나미비아, 마다가스카르, 한국 등 서로 다른 환경에서 교육을 받은 이들은 각자의 언어로 배움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들은 평화가 추상적인 구호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주변의 삶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치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

멀게만 느껴졌던 평화,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로
그는 “이전 수업에서는 평화가 멀리 있는 이상처럼 느껴졌지만, 이제는 일상과 매일 하는 업무를 통해 실제로 실천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평화가 특별한 순간에만 필요한 가치가 아니라면, 실천의 무대 역시 일상이다. 모레틀로에게는 매일의 업무가, 파키스탄 수강생들에게는 가족과 이웃, 친구와의 관계가 평화를 실천할 수 있는 공간이 됐다.
레소토의 여성 리더들도 내면에서 시작되는 평화에 주목했다. 아프리카 여성 리더 네트워크(AWLN) 레소토지부 의장인 보항린틀레 파수마네는 첫 수업에서 자신의 삶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일이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로 이어진다는 점을 배웠다고 밝혔다. 숨 쉬고 말하고 눈을 깜빡이며 아침에 눈을 뜨는 일처럼 평소 당연하게 여겼던 순간에도 감사할 이유가 있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다고 했다.
레소토 수강생들은 자신만의 고유함을 인정하는 일에도 의미를 뒀다. 엔티 베렝은 교육이 자신의 고유한 가치를 알아보고 자신감을 갖도록 도왔다고 전했다.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도 각자의 고유한 강점과 기여가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했다. 자신을 존중하는 데서 출발한 배움이 타인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연결됐다.

여성의 목소리를 듣는 사람에서, 힘을 보태는 사람으로
평화교육으로 인한 변화는 개인의 마음가짐에 머물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어떻게 듣고, 사회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으로 번졌다.
요하네스버그 시청 공무원인 체포는 여성평화교육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주변에서 놀림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교육을 통해 비영리 분야에서 여성들이 다양한 리더십 역할을 맡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여성의 리더십을 지지하는 일이 왜 중요한지도 깨달았다.
그는 자신의 분야에서 한 여성이 권한 있는 자리에 올랐지만 남성 동료들이 그 리더십을 따르려 하지 않았던 사례를 떠올렸다. 당시 자신이 여성의 편에 서서 힘을 보탤 수도 있었다는 점을 돌아봤다. 앞으로는 남성의 목소리에 가려 여성의 의견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상황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지지하는 동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갖게 됐다.
레바논 수강생들도 평화를 위한 국제법과 개인의 역할을 연결해 바라봤다. 9월 15일 진행된 PLTE 4회차에서 라마 알리파이는 “강의가 단순한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고 주제를 새로운 관점에서 생각하게 했다”고 말했다. 평소에는 쉽게 지나치는 작은 요소들이 삶과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돌아봤다.
평화를 실천하는 주체와 책임에 대한 고민은 국가와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도 바꿨다.
마다가스카르 안타나나리보 국립대학교 법대 유엔클럽 학생들이 참여한 10월 3일 PLTE 8과 토론에서는 시민의식과 정부의 책임이 함께 다뤄졌다. 한 학생은 “이전에는 마다가스카르의 주요 문제를 시민의식 부족으로 생각했지만, 교육을 통해 시민의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정부와 시민이 서로 보완적인 책임을 진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는 평화의 원칙이 낯설거나 어려운 내용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자국 사회에서는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교육을 통해 그 원칙이 지닌 의미와 중요성을 다시 깨달았다고 전했다. 평화는 개인이 노력한다고 완성되는 것도, 제도만 마련한다고 저절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시민과 정부가 각자의 책임을 다할 때 평화가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다.
나미비아 국립대학교 학생들도 평화에 대해 더 배우고 자신을 성장시키고 싶다는 마음으로 교육에 참여했다. 올리비아 캄위는 “다른 사람을 성장시키기 위해 대학을 찾은 여성들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고, 자신도 지역사회에서 사람들을 돕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교육을 통해 평화가 내면의 평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도 생각하게 됐다.
한국 충주에서는 9월 3일 삼학도리경로당에서 진행된 여성평화교육 1과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자신의 소중함과 타인의 소중함을 이해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평화라는 주제가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나누는 일상적인 관계 안에서 받아들여진 모습이다.
교육을 수강한 이들은 평화가 일상의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깨달았다. 자신을 존중하고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가족과 이웃을 배려하는 행동이 평화를 만드는 출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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