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 장에 담은 평화의 마음, ‘평화사랑 그림그리기 국제대회’ 시상식 현장

2026.07.25

전쟁 없는 세상,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 가족과의 소소한 저녁 식사. 평화라는 단어를 마주했을 때 어린이들이 도화지 위에 풀어낸 이야기는 저마다 달랐지만, 그 안에는 한 가지 공통된 진심이 담겨 있었다.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다.

㈔세계여성평화그룹(IWPG, 대표 전나영)이 주최·주관한 ‘제8회 평화사랑 그림그리기 국제대회’ 대한민국 예선 시상식이 지난 25일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에서 열렸다. 무더운 날씨에도 전국 각지에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림으로 전한 평화의 메시지를 함께 나눴다.

7만여 명이 함께한 평화의 언어, 미술

2018년 한국에서 처음 시작된 이 대회는 올해로 8회째를 맞았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7만여 명의 학생이 참가했으며, IWPG 본부가 주최하고 전 세계 지부와 평화위원회, 900여 개 협력단체가 각 지역에서 대회를 주관해왔다.

올해 대한민국 예선은 지난 5월 16일 전국 30여 개 도시에서 동시에 열렸고, ‘나의 평화 이야기’라는 주제 아래 총 3,239점의 작품이 출품됐다. 심사위원단은 6월 18일 전국에서 모인 작품들을 주제의 이해도, 창의성, 표현력, 완성도를 기준으로 평가해 최종 48명의 수상자를 가려냈다.

이옥수 광학문화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술은 말이 통하지 않아도, 나이가 달라도 서로의 마음을 연결해 주는 가장 크고 따뜻한 세계 공통 언어입니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무려 6,800여 명의 미래 세대가 참여해 자신만의 순수한 눈으로 바라본 평화의 세상을 도화지 위에 펼쳐 보여주었습니다. 가족과 지역사회, 예술 단체 그리고 여러 기관이 ‘평화’라는 하나의 가치 아래 뜻을 모았기에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화지 위에 펼쳐진 저마다의 평화

행사 중반부에는 참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짧은 인터뷰도 소개됐다. 평화를 그릴 때 어떤 마음이었느냐는 질문에 한 어린이는 “어느 나라에서는 별똥별처럼 보이는 게 알고 보니 폭탄이어서 많은 사람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모든 곳에 평화가 지속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또 다른 어린이는 “그림을 그리면서 평화가 무엇인지 알게 됐다”며 “가족에게 제일 먼저 평화를 지키고 싶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에게 평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학생 한수연 양은 “전쟁이 없는 상태도 있겠지만, 사람들 간에 서로 포옹해 주고 이해해 주는 것이 더 진정한 평화라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노시연 양은 “친구가 실수했더라도 화내지 않고 보듬어주는 것이 진정한 평화”라고 전했다. 학부모 김지영 씨는 “제가 생각하는 평화란 받아들임”이라며 “평화라는 가치를 인식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신이 그린 그림을 소개하는 시간도 있었다. ‘거울의 연심’을 그린 윤시후 군은 “고통과 전쟁의 상황 속에도, 단절된 거울 너머에는 날아오를 평화가 지척에 있다는 걸 표현했다”고 설명했고, ‘평화로 기억됩니다’를 그린 한재유 학생은 “가시덤불을 지나가며 생긴 상처가 장미꽃이 되어, 뒤에 올 사람들에게는 꽃길이 되는 모습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일상 속 평화를 묻는 말에는 “매일 아침 큰 일 없이 등교할 때”(이민서), “가족들과 밥을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할 때”(김지유) 같은 소박한 답이 돌아왔다. 학부모들은 “아침마다 가족에게 인사 한마디씩 건네는 것”, “가정에서부터 배려와 존중을 가르치는 것”이 평화를 지키는 실천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림으로 완성한 평화, 심사위원의 시선

심사를 맡은 남기희 서양화가도 소감을 전했다.

“여러분의 평화로운 그림을 보면서 저 역시 더 평화로워졌습니다. 내 마음을 마음껏 색과 손과 형태로 펼쳐놓은 그 순간, 그림을 그리는 그 순간 자체가 평화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특히 올해는 가족과 사랑을 주제로 그린 작품이 많았는데, 그림 자체가 그냥 평화로웠습니다.”

전나영 IWPG 대표도 환영사를 통해 “그림 한 장이 세상을 다 바꿀 수는 없어도, 한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는 있다”며 “그렇게 움직인 마음이 또 다른 사람에게 전해질 때 세상을 변화시키는 더 큰 힘이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의 상은 단순히 그림 실력을 칭찬하는 것을 넘어, 도화지를 통해 평화를 전하고자 했던 참가 학생들의 용기와 진심에 보내는 응원”이라고 덧붙였다.

48명의 수상자, 전국 각지에서 빛나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부산 양정초등학교 문지아, 아산 염작초등학교 안예성, 대전 문지중학교 박민영, 강릉 경포고등학교 권나예 학생이 부문별 금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외에도 은상 4명, 동상 12명, 특별상 8명, 장려상 20명 등 총 48명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특히 올해는 한국미술협회 특별상과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특별상이 더해져 대회의 의미를 더했다.

인천지역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가 있었다. 인천 용마초 송○희, 연수 인천여고 임○, 계양 계수중 나○은 학생이 장려상을, 인천서 검단호수초 문○연 학생이 한국미술협회 특별상을 수상하며 지역의 위상을 드높였다.

심사를 맡은 이수진 한국미술협회 부이사는 “참가 학생들이 평화를 학교나 친구, 자연과 연계해 그려 평화의 이상적인 개념을 넘어 실천하는 수준까지 깊이 있게 생각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고 평가했다. 박상정 한국여성미술작가회 사무국장은 “다양한 표현 방식 속에 희망과 배려의 메시지가 잘 담겨 있었다”고 심사평을 전했으며, 데미 킴 유엔평화세계장애인총연합회 세계총재는 “자라나는 꿈나무들의 재능을 발굴할 기회를 준 IWPG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수상자들에게 듣는 평화 이야기

■ 미니인터뷰 | 금상 문지중학교 박민영 학생

Q. 어떤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나요?
A. 그림을 그리면서 모두가 전쟁 없이 행복하게 지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평화는 서로를 배려하고 아껴주는 작은 행동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앞으로는 그림처럼 전쟁 없는 세계가 펼쳐졌으면 좋겠습니다.

■ 미니인터뷰 | 동해중앙초등학교 이가원 학생

Q. 그림에 담은 의미는 무엇인가요?
A. 평화의 상징인 하얀 비둘기와 세계 평화의 날을 만든 유엔, 세계 평화의 상징인 번영을 생각하며 그렸습니다. 그리는 동안 진짜로 세상이 전쟁 없이 평화로워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은상까지 받게 되어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다툼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어린이가 되겠습니다.

■ 미니인터뷰 | 명진고등학교 박지현 학생

Q. 수상 소감이 궁금합니다.
A. 정말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평화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 모든 그림을 통해 전쟁 속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시상식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싸우지 않기로 한 하루가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는 “전 세계 친구들과 함께 평화의 나무를 심고 싶다”(이지선), “전쟁 중인 곳에서는 총소리가 멈추고, 갈등이 있던 어두운 표정들이 웃는 얼굴로 바뀌었으면 좋겠다”(정윤선)는 답이 돌아왔다. 앞으로 바라는 세상을 묻자 “서로의 다름을 그대로 존중해 주는 세상”(김예도), “차별받지 않는 세상”(이재아), “전쟁이 없고 어린이들이 모두 행복하게 뛰어놀 수 있는 세상”(하연우)이라는 대답이 이어졌다.

세계 무대로 향하는 평화의 그림

이번 대한민국 예선 수상작들은 오는 9월 열리는 본선 심사에 대한민국 대표로 출품되어 전 세계 62개국 127개 도시에서 온 학생들의 작품과 경쟁한다. 본선 결과는 올해 11월 중 발표될 예정이다.

IWPG는 앞으로도 전 세계 어린이·청소년들이 그림이라는 공통의 언어를 통해 평화의 가치를 나누고, 그 마음이 가정과 학교를 넘어 사회와 세계로 확산될 수 있도록 대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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