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는 우리가 살아가는 곳에서 시작” 히바 알 라틀 IWPG 평화강사 인터뷰
2026.10.07

레바논에서 여성과 청년, 어린이,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교육과 중재, 갈등 해결, 평화구축 활동을 이어가는 이가 있다. 히바 알 라틀(Hiba Al Ratel)이다. 그는 「Nasmah & Basma Association」의 설립자이자 회장으로 활동하며, 아카르(Akkar)의 Learning Land Center를 통해 교육과 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지역사회 리더이자 중재자, 교육자, 평화구축 활동가로 활동해 온 히바 알 라틀은 UN Women, USJ, International Alert 등에서 중재와 갈등 분석, 긍정적인 의사소통, 젠더 감수성을 고려한 접근 방식, 지역사회 기반 평화구축 등에 관한 교육과 경험을 쌓았다. 세계여성평화그룹(IWPG)에서는 평화강사로 활동하며 레바논 여성과 청년들에게 평화교육을 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레바논 현지 여성들을 대상으로 IWPG 여성평화교육을 진행했다. 그는 여성들이 단순히 분쟁의 영향을 받는 대상이 아니라 갈등을 예방하고 평화를 만들어가는 주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히바 알 라틀을 만나 평화에 대한 생각과 여성의 역할, IWPG와 함께한 경험, 앞으로의 평화교육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평화는 전쟁이 없는 상태를 넘어 소통에서 시작됩니다”
Q. 먼저 본인에 대해 소개해 주시겠어요? 현재 하고 계신 일과 주요 활동에 대해 간략히 말씀해 주세요.
A. 제 이름은 히바 라틀(Hiba Ratel)이며, 레바논 출신의 지역사회 리더이자 지역 중재자, 교육자, 평화구축 활동가입니다. 저는 「Nasmah & Basma Association」의 설립자이자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아카르(Akkar)의 Learning Land Center를 통해 교육과 역량 강화 분야에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수년 동안 여성, 청년, 어린이 및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교육, 역량 강화, 중재, 갈등 해결, 심리사회적 지원, 평화구축 등의 분야에서 활동해 왔습니다.
또한 UN Women, USJ, International Alert 등에서 중재, 갈등 분석, 긍정적인 의사소통, 젠더 감수성을 고려한 접근 방식, 지역사회 기반 평화구축과 관련된 다양한 교육과 실무 경험을 쌓았습니다.
IWPG와 함께하면서는 평화강사로서의 역할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레바논의 여성과 청년들에게 평화의 문화와 평화교육을 확산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Q. 본인에게 ‘평화’란 무엇인가요? 평화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특별한 경험이나 순간이 있었나요?
A. 저에게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평화는 우리가 서로 소통하는 방식에서 시작됩니다.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며, 의견이 다를 때도 건설적으로 대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린이들에게 다른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 역시 평화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면서 갈등은 두려움과 오해, 편견, 그리고 충분한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UN Women, USJ, International Alert, IWPG 등과 함께 활동하며 중재와 갈등 해결에 관한 경험을 쌓는 과정에서 평화는 개인과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을 더욱 깊이 깨달았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일부 여성들이 주변의 시선이나 오해에 대한 두려움, 자신의 발언이 지역사회 내 관계에 미칠 영향 때문에 갈등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기를 주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사람들이 안전하고 존중받는 환경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고,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며 상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자체가 평화를 향한 중요한 첫걸음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Q. IWPG를 처음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IWPG와 함께 활동하면서 가장 특별하거나 인상 깊었던 경험은 무엇인가요? IWPG 활동을 통해 개인적으로 변화한 점이 있었나요?
A. IWPG와 함께한 경험은 제가 그동안 쌓아온 중재와 지역사회 활동 경험을 더 넓은 평화와 평화교육의 비전으로 확장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제가 IWPG 활동을 통해 가장 중요하게 느낀 것은 평화가 국제사회에서만 논의되는 주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평화는 우리 모두가 배우고 실천할 수 있는 가치이자, 가족과 지역사회에 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평화강사 과정에 참여한 경험은 매우 의미 있었습니다. 평화에 관한 강의를 준비하고 직접 진행하면서, 평화를 추상적인 개념으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일상에서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가치로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하게 됐습니다.
제8회 IWPG 평화사랑 그림그리기 국제대회에 레바논 대표로 참여한 것도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예술을 통해 자신이 생각하는 평화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그림을 통해 평화에 대한 생각과 희망, 감정을 표현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 역시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IWPG 활동을 통해 평화는 이론이나 구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평화는 가정과 교실에서부터 시작해 여성과 청년, 지역사회로 이어져야 하며, 궁극적으로 우리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아야 합니다.
“여성은 분쟁의 피해자 아닌 평화구축의 주체”
Q. 최근 레바논에서 여성들을 대상으로 IWPG 여성평화교육을 진행하셨는데요. 교육을 진행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고,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A. 제가 이 역할을 맡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여성이 분쟁의 영향을 받는 사람에 그치지 않고, 분쟁을 예방하고 평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주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는 나글라 사드 알-아쿠리(Naglaa Saad Al-Aqouri) 회장이 이끄는 ‘Women of Peace Initiative’의 실행 책임자(Executive Director)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번 교육은 이 이니셔티브가 IWPG와 함께 활동을 시작하는 첫걸음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레바논에서 여성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여성들이 가족과 지역사회의 필요를 이해하고, 갈등이나 긴장의 징후를 살피며, 서로를 돕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보았습니다.
그래서 평화교육 역시 여성들의 삶과 일상에서 실제로 마주하는 문제와 연결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교육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수강생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조금씩 더 편안하게 이야기하기 시작한 모습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의 판단을 걱정하거나 민감한 문제를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데 익숙하지 않아 대화를 주저하는 여성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서로의 이야기를 존중하고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신뢰가 쌓이면서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수강생들은 점차 자신의 경험을 나누기 시작했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방식도 자연스럽게 달라졌습니다.
저에게는 바로 그 변화가 가장 의미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안전하고 존중받는 환경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것 자체가 평화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Q. 교육에 참여한 여성들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반응이나 이야기가 있었나요? 교육이 진행되면서 수강생들의 생각이나 태도가 변화했다고 느낀 순간이 있었나요?
A. 특정한 한 사람의 이야기보다 제 기억에 더 오래 남은 것은 수강생들이 서로 소통하는 방식이 점차 달라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여성이 다른 사람의 판단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마련되면, 자신과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도 더 열린 마음으로 들으려 한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이것이 평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때때로 평화를 위해 큰 활동이나 특별한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 여성이 가족과 소통하는 방식이 조금 달라지고, 의견 차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며,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더 큰 변화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수강생들이 자신이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생각을 다시 돌아보고, 판단하기보다 먼저 경청하거나,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갈등을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이 교육이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러한 순간들은 저에게 평화교육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일상의 작은 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줬습니다.
Q. 레바논에서 여성들과 활동해 오신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이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평화 구축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저는 여성이 평화 구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여성은 대개 가정과 지역사회 생활의 중심에 있기 때문입니다.
여성은 가정 안에서 긍정적인 소통을 촉진하고, 어린이들에게 의견 차이를 평화롭게 다루는 방법을 가르치며, 긴장의 초기 징후를 발견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지원하고, 지역사회 구성원 사이에 소통의 다리를 놓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을 단지 분쟁의 피해자나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은 중재자이자 교육자, 지역사회 리더, 의사결정자이며 적극적인 평화 구축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지역사회 중재 경험을 통해 저는 여성들이 지역사회 내 관계와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긴장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여성이 지식과 자신감, 안전한 공간, 참여할 기회를 갖게 된다면 분쟁 예방과 대화, 화해, 지속가능한 평화 구축을 위한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평화교육이 레바논의 일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Q. 앞으로의 평화를 위해 어떤 희망과 꿈, 목표를 가지고 계신가요? 또한 앞으로 IWPG와 어떤 활동을 함께하고 싶으신가요?
A. 저의 꿈은 평화교육이 레바논 사람들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 것입니다. 특히 어린이와 청년, 여성, 가족, 지역사회에서 평화교육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소통과 중재, 갈등 예방, 공감, 디지털 안전, 책임 있는 시민의식과 같은 실질적인 역량을 평화의 가치와 연결한 교육 프로그램을 계속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IWPG와 함께 레바논에서 평화교육 활동을 확대하고 더 많은 여성과 청년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전하고 싶습니다. 특히 평화교육에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사회의 사람들에게도 이러한 기회가 닿기를 바랍니다.
또한 「Nasmah & Basma Association」과 Learning Land Center를 통해 평화교육을 교육과 창의성, 기술, 지역사회 활동과 연결해 나가고 싶습니다.
저의 목표는 단순히 교육 프로그램이나 활동을 진행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평화의 가치를 자신의 삶 속에서 실천하고, 그 가치를 가족과 지역사회에도 자연스럽게 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가 이루고 싶은 일입니다.
Q. 언젠가 누군가가 “당신은 평화를 위해 무엇을 했습니까?”라고 묻는다면, 무엇이라고 답하고 싶으신가요?
A. 저는 이렇게 답할 것입니다. “저는 평화가 다른 곳에서 오기를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제가 살아가는 곳에서, 그리고 제 주변의 사람들과 함께 평화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여성과 어린이, 청년, 가족, 지역사회와 함께 일했습니다. 중재와 갈등 해결을 배우고 실천했으며,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고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한 평화교육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하는 일에도 참여했습니다.
UN Women, USJ, International Alert, IWPG와 함께한 활동을 비롯해 「Nasmah & Basma Association」과 교육 분야에서의 활동을 통해 평화를 단순한 개념에 머물게 하지 않고, 사람들이 일상에서 배우고 실천할 수 있는 가치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세상에 남기고 싶은 메시지가 하나 있다면 이것입니다. “평화는 우리로부터 시작됩니다.”
우리가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어떻게 경청하는지,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 그리고 다음 세대에 어떤 가치를 전하는지에서 평화는 시작됩니다.
제가 단 한 명의 여성이 갈등 대신 대화를 선택하도록 돕거나, 한 명의 어린이가 존중의 가치를 이해하도록 돕거나, 한 지역사회가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찾도록 도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제가 평화구축에 의미 있는 기여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제가 세상에 남기고 싶은 평화의 발자국입니다.
뉴스레터 구독
우리가 하는 모든 일, 당신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소식받기를 신청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