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여정-몽골⑥] 평화가 뿌리내릴 새로운 터를 얻다

2026.09.07

평화는 선언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시작되는 변화다. ‘평화여정’은 세계 곳곳의 현장을 찾아 평화를 배우고 실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한다. 2021년 여성들의 자발적인 모임에서 시작해 지역 간 연대로 이어지고, 2022년 세계여성평화그룹(IWPG)과의 만남을 계기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기까지. 광활한 초원에 처음 뿌려진 평화의 씨앗을 되짚어본다. [편집자주]

평화활동이 오래 이어지기 위해서는 사람뿐 아니라 활동을 이어갈 공간과 지역의 협력이 필요하다. 2021년 여성들의 작은 모임에서 시작된 몽골의 평화활동은 2026년 새로운 공간을 갖게 됐다.

7월 1일 울란바토르에서 평화홍보관 ‘Peace HUB’ 개소식이 열렸다. 그동안 각 지역에서 이어온 활동을 한곳에서 소개하고, 평화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Peace HUB는 기업이나 정부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공간이 아니었다. 불간(Bulgan) 지역의 한 회원이 울란바토르 지부의 안정적인 활동을 돕기 위해 자신의 공간을 자발적으로 기증하면서 마련됐다.

회원의 기증으로 마련된 Peace HUB

개소식에는 한국에서 파견된 관계자와 몽골 현지 직원, 평화위원장, 신임 지부장과 자문위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리본 커팅을 진행하고 새롭게 임명된 지부장과 자문위원을 소개하며 Peace HUB의 역할을 공유했다. 이곳을 중심으로 평화활동을 소개하고 지역 여성 리더를 발굴·양성하는 한편, 몽골에서 이어지고 있는 다양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같은 날 몽골 지부는 자브한(Zavkhan), 오르혼(Orkhon), 바얀주르흐(Bayanzürkh) 등 3개 지역에 신규 지부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울란바토르에 활동 공간을 마련하는 동시에 새로운 지역 거점을 추가한 셈이다. 수도의 공간과 지역의 네트워크가 함께 확대되면서 몽골에서 평화활동을 이어갈 기반도 한층 넓어졌다.

정부와 만난 평화의 현장

활동의 확장은 지역에만 머물지 않았다.

7월 1일과 2일에는 몽골 정부청사에서 국회의원들과의 만남이 이어졌다. 대표단은 오돈투야(Odontuya) 국회의원의 공식 초청으로 면담을 진행했으며, 헤를렌 국회의원과도 만나 몽골에서 진행해 온 평화활동과 향후 협력 방향을 소개했다.

특히 9월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2026 세계여성평화 콘퍼런스’ 소식을 전하고 공식 초청장을 전달했다.

몽골 여성들의 평화교육과 지역 활동을 소개하는 한편, 여성의 평화 참여와 국제적인 협력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정부와 정치권에 몽골에서 진행되고 있는 평화활동을 알리고 앞으로의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언론을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지역사회에 알리기 위한 언론과의 만남도 이어졌다.

7월 6일에는 몽골 국영방송 아나운서의 소개로 말천(Malchin) TV 엔흐자르갈 총괄 프로듀서를 만났다.

대표단은 IWPG의 활동과 9월 세계여성평화 콘퍼런스를 소개했다. 엔흐자르갈 총괄 프로듀서는 IWPG의 활동에 관심을 보였으며, 콘퍼런스에 취재팀과 함께 참석해 관련 내용을 보도하기로 했다.

게르 마당에서 나눈 평화 이야기

정부와 언론 관계자들을 만나는 한편, 대표단은 울란바토르 외곽의 지역 주민들도 직접 찾았다.

7월 4일에는 바얀주르흐구 가추르트(Gachuurt) 지역을 방문해 주민들과 시간을 보냈다. 유목민 가정을 찾아 전통 방식으로 우유와 마유를 채취하는 모습을 살펴보고, 전통의상을 입고 활쏘기를 체험하며 현지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눴다.

주민들에게 평화활동과 9월 세계여성평화 콘퍼런스를 소개하자 현지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현지에서 직접 이어갈 수 있도록

이번 방문에서는 활동을 직접 운영할 수 있도록 현지 실무 역량을 높이는 과정도 진행됐다.

7월 3일 Peace HUB에서는 제8회 평화사랑 그림그리기 국제대회 몽골 예선 심사가 열렸다.

이날 대표단은 현지 직원과 심사위원들에게 작품을 비교하고 평가하는 심사 과정을 직접 설명하고 실습했다. 특히 작품을 바닥에 펼쳐 한눈에 비교하는 방식 등 실제 심사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익혔다.

2021년 작은 모임에서 시작된 몽골의 평화여정은 그렇게 사람을 만나고, 지역을 넓히고, 함께 활동할 공간을 만드는 과정을 거쳐왔다.

처음에는 몇 명의 여성이 평화를 이야기했다. 이후 지역마다 평화위원회가 만들어졌고, 수많은 여성이 평화교육을 받았다. 평화를 기억하는 기념비가 세워졌고, 이제는 평화활동을 이어갈 공간까지 마련됐다.

몽골의 평화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Peace HUB를 중심으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각 지역의 여성들과 함께 활동을 이어가는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다.

초원에서 시작된 작은 평화의 씨앗이 사람과 지역을 만나며 어디까지 자라날지, 몽골의 다음 여정은 이제 새로운 장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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