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여정-몽골③] 아름다운 공원에 평화를 새기다

2023.07.08

평화는 선언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시작되는 변화다. ‘평화여정’은 세계 곳곳의 현장을 찾아 평화를 배우고 실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한다. 2021년 여성들의 자발적인 모임에서 시작해 지역 간 연대로 이어지고, 2022년 IWPG와의 만남을 계기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기까지. 광활한 초원에 처음 뿌려진 평화의 씨앗을 되짚어본다. [편집자주]

평화를 기억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누군가는 교육으로 평화를 배우고, 누군가는 활동으로 실천한다. 때로는 사람들이 오가는 일상의 공간에 평화의 뜻을 담은 상징을 남기기도 한다.

2023년 몽골에서는 한국과 몽골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으로 평화 기념비가 세워졌다. 6월 22일 울란바토르 바얀쭈르흐 구 시민공원에서 세계여성평화그룹(IWPG) 평화 기념비 제막식이 열렸다.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찾는 공원에 평화를 상징하는 기념비가 세워졌다.

앞선 6월 20일 제1회 몽골 평화 어셈블리에서 수백 명의 여성이 평화를 이야기했다면 이틀 뒤에는 그 뜻을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평화를 배우고 이야기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일상의 공간에 그 의미를 남긴 셈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세워진 평화 기념비

바얀쭈르흐 시민공원에 세워진 평화 기념비는 IWPG가 건립한 세계 두 번째 평화 기념비다.

첫 번째 기념비는 2022년 9월 필리핀 민다나오 다바오 데 오로 주에 세워졌다. 몽골의 기념비는 그 뒤를 이어 평화를 기념하는 공간으로 마련됐다.

제막식에는 바얀쭈르흐 구 관계자와 IWPG 평화위원, 울란바토르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기념비를 가리고 있던 막이 걷히자 참석자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새로운 평화의 상징이 세워진 순간을 함께했다.

특히 이번 기념비는 정부나 특정 기관의 일방적인 추진이 아니라 한국과 몽골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으로 완성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IWPG 평화위원과 개인 회원, 협력 단체 등 다양한 사람들이 후원에 동참하며 기념비 건립에 마음을 보탰다.

“평화를 늘 공기처럼 생각할 수 있게”

평화 기념비가 세워진 바얀쭈르흐 구에서도 그 의미를 반겼다.

몽골 지부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있는 바얀쭈르흐 구 바야르세한 엥볼드 4지구장은 제막식에서 시민들이 평화를 일상적인 가치로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그는 “평화 기념비가 이 아름다운 공원에 세워짐으로써, 우리 구민들이 평화를 늘 공기나 생활처럼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다. 앞으로 우리 관할구 내의 훌륭한 여성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더욱 많은 평화 활동을 주도적으로 펼쳐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부데 문흐토야 평화 자문위원도 한국과 몽골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에 감사를 전했다. 그는 “기념비가 세워진 이곳에 매우 아름답고 깨끗한 평화의 장소가 조성된 것을 우리 몽골인들은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한국과 몽골 시민들의 따뜻한 기부와 마음이 담긴 만큼, 건립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의 노래로 완성된 평화의 하루

제막식에서는 몽골의 다음 세대를 위한 특별한 무대도 마련됐다.

몬테로사 학교 학생들이 축하 공연에 나서 합창을 선보였다. 학생들이 부른 곡은 학교 암갈랑 교사가 직접 작사·작곡한 ‘선한 미래(Good Future)’였다.

전쟁과 두려움이 없는 미래를 아이들에게 물려주자는 내용의 노래가 시민공원에 울려 퍼졌다. 평화를 이야기하는 자리에 어린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면서, 평화가 현재의 세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에 전해야 할 가치라는 의미도 더해졌다.

2023년 6월 몽골에서는 평화를 향한 움직임이 연이어 이어졌다. 여성들이 한자리에 모여 평화를 이야기했고, 지역마다 평화위원회가 출범했다. 시민들이 함께 마련한 기념비가 일상의 공간에 자리 잡았다.

초원에 뿌려진 평화의 씨앗은 이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을 수 있는 하나의 공간으로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기념비가 세워진 뒤에도 몽골의 평화여정은 멈추지 않았다. 그 과정에는 평화를 지지하고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탠 여성 리더들이 있었다.

다음 편에서는 2022년 IWPG와의 첫 만남 이후 몽골의 평화활동에 지속적으로 힘을 보탠 부데 문흐토야 평화 자문위원을 만나, 그녀가 바라본 평화와 몽골 여성들의 역할에 대해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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